
항저우 여행의 핵심은 단연 서호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서호는 수천 년의 역사와 시인들의 노래가 깃든 중국 최고의 풍경 명소다. 서호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과 주변의 숨은 명소들을 소개한다.
서호 — 항저우의 심장
서호의 역사와 규모
서호(西湖)는 항저우 시내 서쪽에 위치한 천연 호수로, 총 면적 약 6.39㎢, 둘레 약 15km에 달하는 거대한 호수입니다.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호수와 산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경관을 자랑하며, 당나라 시인 백거이와 송나라 시인 소동파가 이곳의 아름다움을 시로 노래할 만큼 예로부터 중국 최고의 절경으로 손꼽혀 왔습니다. 201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서호는 매년 약 3000만 명이 방문하는 중국 최고의 관광 명소입니다.
서호는 입장료가 무료입니다. 중국의 주요 관광지 대부분이 입장료를 받는 것과 달리 서호는 누구나 자유롭게 산책하고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서호 내 유람선 탑승이나 일부 정원, 사찰은 별도 입장료가 있습니다. 서호 주변을 한 바퀴 걷는 데는 약 3~4시간이 소요되며, 자전거를 빌리면 1~2시간 내에 주요 명소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서호를 즐기는 방법 — 걷기, 자전거, 유람선
서호를 즐기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걷기로, 서호 주변의 수이안 산책로와 바이디, 쑤디 제방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호수와 산의 경치를 감상하는 것이 가장 전통적인 방법입니다. 둘째는 자전거로, 서호 주변 곳곳에 공유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로 손쉽게 빌릴 수 있습니다. 시간당 1.5위안으로 매우 저렴하며 바람을 맞으며 서호를 한 바퀴 도는 경험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됩니다. 셋째는 유람선으로, 호수 위에서 사방으로 펼쳐지는 서호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정기 유람선은 편도 10~20위안이며, 소삼도나 호심정 등 서호 내 섬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서호 10경 — 놓치면 후회할 절경들
쑤디 & 바이디 — 서호를 가로지르는 제방
쑤디(苏堤)는 북송 시대의 시인 소동파가 항저우 지사로 재직하던 시절 서호의 퇴적물을 파내어 만든 제방으로, 약 2.8km 길이의 아름다운 산책로입니다. 봄에는 벚꽃과 복숭아꽃이 만개해 환상적인 꽃길을 이루며, 가을에는 단풍이 물들어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쑤디의 여섯 개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서호의 풍경은 각각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어 천천히 걸으며 감상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바이디(白堤)는 당나라 시인 백거이가 만든 제방으로, 서호 북쪽을 가로지르며 봄에는 버드나무와 복숭아꽃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치를 연출합니다.
소삼도 — 서호 안의 섬
소삼도(小三岛)는 서호 한가운데 위치한 세 개의 작은 섬으로, 서호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풍경입니다. 호수 위에 세워진 세 개의 돌탑 안쪽으로 물이 통하는 구조로, 중추절 보름달 밤에는 탑 안에 촛불을 밝혀 달빛과 어우러진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합니다. 이 모습이 100위안 지폐 뒷면에 그려져 있을 만큼 서호를 대표하는 아이콘입니다. 유람선을 타고 소삼도에 상륙하면 섬 내부를 산책하며 사방으로 펼쳐지는 서호의 파노라마 뷰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단교 & 뇌봉탑 — 전설과 역사가 깃든 명소
단교(断桥)는 백사전(白蛇传)이라는 중국 전통 민간 설화의 배경이 되는 다리로, 겨울에 다리 위의 눈이 녹으면 중간이 끊어진 것처럼 보이는 데서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서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진 명소 중 하나로, 눈이 내린 겨울날의 단교 풍경은 특히 아름답습니다. 뇌봉탑(雷峰塔)은 서호 남쪽 시산에 위치한 오층 전탑으로, 1924년 붕괴되었다가 2002년 복원되었습니다. 탑 내부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최상층에서 서호 전경을 조망할 수 있으며, 탑 하부에는 원래 탑의 잔해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서호 주변 역사 유적 & 사찰
영은사 — 항저우 최고의 사찰
영은사(灵隐寺)는 동진 시대인 326년에 창건된 항저우 최고의 불교 사찰로, 중국 10대 사찰 중 하나입니다. 영은사를 감싸는 비래봉(飞来峰) 석굴에는 오대에서 원나라 시대에 걸쳐 조각된 470여 개의 마애불상이 새겨져 있어 불교 미술의 보고로 불립니다. 사찰 내부에는 높이 33.6m에 달하는 거대한 목조 석가여래불이 모셔져 있으며, 향을 피우며 기도하는 현지인들의 모습에서 살아있는 불교 문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45위안이며, 사찰 내부 주요 전각 관람은 별도 티켓이 필요합니다.
악왕묘 — 충신 악비를 기리는 사당
악왕묘(岳王庙)는 남송 시대 금나라의 침략에 맞서 싸운 민족 영웅 악비(岳飞)를 모시는 사당으로, 서호 북쪽 바이디 인근에 위치합니다. 악비는 중국인들에게 충성과 애국심의 상징으로 추앙받는 인물로, 사당 앞에는 그를 모함해 처형시킨 간신 진회 부부의 철제 상이 무릎을 꿇은 채 세워져 있습니다. 중국 방문객들이 이 철제 상을 발로 차거나 침을 뱉는 행위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간신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는 전통적인 풍습입니다. 입장료는 25위안입니다.